[칼럼]네거티브 정책과 포지티브 정책, 쉽지 않은 딜레마
[칼럼]네거티브 정책과 포지티브 정책, 쉽지 않은 딜레마
  • 인세영
    인세영
  • 승인 2017.11.1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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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픽사베이

[경제신문=파이낸스투데이] 필요한 것만 규제하는 정책을 네거티브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 정책은 위법이 될 만한 것은 명문화 해 놓고 규제를 하되, 명문화 되어 있지 않은 것들은 모두 허용된다는 것입니다 . 

반대로 허용되는 것만을 명문화 해 놓고 규제하는 것을 포지티브 정책이라고 합니다.  국내의 교통 표지판 처럼 허용되는 신호를 일일이 만들어 놓고 따르게 하는 정책입니다. 예를 들어 유턴 표지판이 있는 데에서만 유턴을 할 수 있는 식입니다. 우리나라는 포지티브 정책을 택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템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존의 구태의연한 규제가 많으면 많을 수록 사업의 진척이 더디어 질 뿐 아니라 스타트업 자체의 존폐와도 직결됩니다. 그 만큼 정부의 정책과 규제는 스타트업의 생존에 관계되는 사안입니다. 당연히 스타트업계는 네가티브 정책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는 포지티브 정책은 스타트업에게는 상당히 까다롭고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입니다. 

국내에서 이러한 규제에 발목이 잡힌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놓고 오전 0시 부터 6시 사이에는 게임에 접속을 못하게 한 셧다운제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산업은 바람직한 산업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이 셧다운제는 찬성하는 편 입니다만 업계에서는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고 합니다. 청소년 역시 하고 싶은 게임을 맘대로 못하니 싫었겠지요. 

얼마전 자동차 공유 업체가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적이 있습니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자동차를 활용해서 유료로 카풀을 하는 서비스 인데 이 출퇴근 시간에 대한 논란이었습니다. 

업체는 출퇴근 시간이 아침과 저녁 뿐이 아니고 24시간 내내  출근과 퇴근을 하는 시간으로 봐달라는 것이었고 ,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을 고정해 놓지 않으면 택시 업계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때문에 규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업종을 살펴 볼까요?

간편송금  관련된 핀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이 업체는 설립 초기 관련 규제가 없어 불법을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아이템에는 일체 투자를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업체는 그래도 미국의 페이팔이라는 큰 회사에서 투자를 유치했다고는 하지만 비슷한 타 업체들은 국내의 규제에 막혀 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위 업체는  관련 규제가 정비되기 전이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이후 유사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우리나라의 포지티브 규제 방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포지티브 정책을 써오던 우리나라가 한번에 모든 규제를 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규제를 풀자니 기존의 사회질서가 유지가 않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또, 스타트업의 혁신만을 강조하다 보면 분명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요. 

만약 출퇴근 시간을 하루 24시간으로 인정해서 자동차 가진 사람들이 너도 나도 차를 유료로 공유하면 택시 기사들은 밥을 굶게 되겠죠. 버스 회사도 승객이 줄어 어려움에 처할 것입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태생 부터가 초기의 이런 혼란을 감안해서 나타난 것이고 정부에서도 스타트업을  야심차게 밀어줄 거였으면 규제를 풀어 줄 각오가 되어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가티브 규제와 포지티브 규제를 적절히 혼합한 방식은 없는 것일까요? 쉽지만은 않은 문제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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