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경기 김포시가 갈등을 빚어온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검단 연장 노선과 관련 정부가 인천 검단신도시에 2개 역을 두는 것을 골자로 한 조정안을 제시했다.
인천시와 김포시의 주장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두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이번 조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 가능성도 있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 노선 조정 및 사업비용 분담 방안 등을 발표했다.
조정안의 핵심은 5호선 연장 노선이 검단신도시 아라동과 원당동 2곳의 역을 경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라동 역은 인천시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아라동 역 반경 500m 내 수혜 인구는 2만2천명으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 분산을 유도함으로써 인근 공항철도 계양역의 혼잡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대광위는 기대하고 있다.
강희업 대광위원장은 "아라동에는 오는 2026년 법조타운과 복합상업 시설 등이 구축될 예정으로 김포와의 상호 통행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아라동 역 설치를 조정안에 포함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정안에는 또 인천시와 김포시 경계 지역의 역 위치를 인천시 불로동에서 동북쪽으로 약 1.5㎞ 떨어진 김포시 감정동으로 옮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김포시의 의견이 수용된 것이다.
대광위는 감정동에 역을 설치할 경우 이용 수요 추산치가 하루 1만2천819명으로, 불로동의 약 1.5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정안은 인근 신도시 광역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한 '이용 수요'와 철도망 연계성, 비용 대비 편익(B/C)을 고려한 경제성 등 3가지 원칙에 따라 마련됐다.
인천시에 역 2개, 김포시에 역 2개를 두는 조정안에 따른 B/C값은 0.89, 하루 이용 수요 예측치는 11만4천807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시 안(0.84, 11만654명)이나 김포시 안(0.88, 10만6천250명)보다 높다고 강 위원장은 강조했다.
조정안 노선의 전체 길이는 25.56㎞로, 인천시 안인 25.94㎞보다는 짧지만 김포시 안인 23.9㎞보다 길어졌다.
이에 따른 사업비는 3조700억원으로, 인천시 안(3조1천700억원)보다 적고 김포시 안(2조7천900억원)보다는 많다.
이번 조정안에는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비에서 5호선 김포·검단 연장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사업으로 김포와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측면을 고려해서다.
이와 관련해 인천 지역 사업비(6천714억원)를 23%, 김포 지역 사업비(2조2천648억원)를 77%로 분담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추후 사업비 변경에 따른 분담 비율은 재산정될 수 있다.
또 정부는 김포시가 5호선 연장을 위해 수용한 바 있는 서울 강서구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의 김포 이전 조성에 대해서도 인천시와 김포시가 '공동 책임'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번에 발표한 조정안에 대해서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 주관으로 지역 주민 등 의견 수렴을 거치고, 대광위는 오는 5월께 김포·검단 연장 사업을 오는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 조정안에 대한 인천시와 김포시의 타당성 분석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위원장은 이번 조정안에 대해 "인천과 김포가 완전히 합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대광위가 큰 가닥을 잡고 보완해 나가면 사업을 훨씬 신속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의 90% 이상은 조정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이견이 조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조정안에 대한 두 지자체의 대승적인 수용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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