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은 없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없다
  • 김식
    김식
  • 승인 2023.06.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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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지사는 더 이상 ‘카우펀처cowpuncher’가 아니다-

1987년 발표된 국제연합UN브룬틀란 위원회 보고서Bruntland Commission Report에 기원을 두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전-지구적 자연환경의 장기적 보존과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을 결합시킨 접근법이다. 18-9세기에 걸쳐, 맬서스Malthus는 지속적 인구성장의 위험성에 관한 저술에서 인구성장은 그것을 부양할 지구의 능력을 초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가 적정 수준에서 안정화되지 않으면, 그 결과 대중의 굶주림과 기아, 사회의 붕괴가 일어나리라는 판단이다. Mill(18481999)은 무제한의 경제성장이 삶의 질과 환경을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대 언어로 치자면, 맬서스와 밀의 추구 대상이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유형이다.

 

성장의 한계Limits of Growth(1972)라는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영양결핍, 인구의 급속한 성장, 가속화되는 산업,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고갈, 파괴 과정의 환경이라는 다섯 가지 전-지구적 경향이 제시됐다. 이 보고서에는 신기술이 출현되고 가용 자원이 두 배가 되더라도 2100년 이전에 성장이 멈춰 버릴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1987)라는 세미나 보고서(세미나 대표 그로 할렘 브룬틀란Gro Harlen Bruntland의 이름을 따서 브룬틀란 보고서로 알려짐)는 환경 및 발전에 관한 세계 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에 의해 작성되었다. 이 보고서에서 그 유명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의가 제시되었는데, 이는 미래 세대가 자신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요구를 충족하는 발전이다. 이러한 정의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우리가 의존하는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요구를 충족하는 데 충분한 부를 창출할 방안을 찾아내고, 따라서 미래 세대가 희생되지 않도록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국제연합 밀레니엄 생태계 평가 위원회UN Millennium Ecosystem Assessment Board가 제시한 종합적 평가에서, 인류는 여전히 적정 수단을 초과해 살고 있으며 지구환경에 지속 불가능한 긴장을 부여하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특히 이 평가서에선 지구가 미래 세대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려는 (-세대의) 헌신은 확실히 보장할 수 없으며, 전-지구적 빈곤과 영양결핍을 21세기에 종식하겠다는 밀레니엄 목표야말로 달성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전-지구적 불평등은 증대하고 있고, 환경파괴도 심화되고 있으며, 해마다 약 1,800만 명이 위생 시설 또는 물 공급 부족으로 죽어 가고 있다. 이는 이 개념의 호소력을 인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천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일부 비판자들은 이 개념이 서구 보수주의와 환경 정치 내에서 기원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개발도상 세계의 핵심적 관심사인 물질적 빈곤의 근절보다 선진 산업 세계의 주요 이슈인 환경보호를 선호하는 쪽으로 편향돼 있다면서 개념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는 서구 국가들이 열대우림과 산호초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개발도상국들을 나무라면서 자신들은 여전히 자원을 낭비해 대는 꼴불견으로 이어진다. 개발도상국들은 온실가스 배출 억제 방침에 대해(부유한 국가의 경우는 온실가스 배출이 사치성 배출이지만 가난한 국가의 경우는 시급히 요구되는 결제발전을 위한 생존 목적의 배출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이러한 논란은 지속가능성과 발전이 양립 불가능한 목표임을 보여 준다(필자에게 있어 지역 안배에 관한 강원도지사의 비책이 궁금하다).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유형 중 하나는 관광인데, 이는 제조 및 산업 생산에 비해 오염물질을 덜 배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관광은 그 자체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한 관광개념이 본질적으로 모순이라는 리처드 샤플리Richard Sharpley(2020: 1932)의 지적처럼, “환경적으로 건전한 관광업 발전(지속가능한 관광)은 필수적이지만, 관광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은 달성 불가능하다(특별히 속초시자치단체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의 부재로 비판의 견지를 찾게 될 리 만무다). -지구적 관광업의 급속한 성장은 명백한 사실이다. 2000년부터 2020년 사이에 연간 관광객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지구적 항공기 승객 수는 거의 세 배로 늘었으며, 수다한 새로운 관광지가 등장했고, 저가항공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00615.7%에서 202031% 초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경제 성장으로 간주될 수 있지만, 샤플리는 이것이 환경 측면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관광업이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출하는 데 일조하려면, 글로벌 관광산업이 탄소발자국을 급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재고되고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가능성 희박의 사태다).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은 모든 사람이 그와 관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포괄적이며, 잠재력을 갖는다. 지속가능한 발전 계획이 나온 지 35년 이상 지났지만,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이슈issue들에 관한 실제적 진보가 이루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그 최초의 약속을 아직 달성하지 못한 한 가지 이유는 아마도 이 개념이 공허한 급진적 내용에 불과하며 지속 불가능한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ideological 연막으로 사용됐다는 점일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것은 사실상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발전도 아닌것이다(대한민국에서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선사하는 사탕발림일 뿐이다, 사회학자들의 비판적 견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시도조차 개진된 바 전혀 없다). 강원도의 경우, 다를 바 있을까?

 

202353014, 강원도청 신관 회의실에서 1기 강원도지속가능발전위원회출범식의 개최와 아울러 강원도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및 추진계획()’ 등이 심의 의결되었다. 이로써 강원도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강원도 지속가능발전 정책 추진 등에 대한 심의자문 기구이며 주요 역할로 도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및 추진계획 수립/변경 심의, 추진상황 점검, 지속가능성 평가, 정책 의견 제시 등의 수행이라 하겠다. 이에 강원도는 UN 및 정부의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계한 강원도형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17개 목표, 38개 세부목표, 91개 지표에 대한 추진계획을 마련하여 이번 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고, 강원도 지속가능발전 방안 및 위원회 운영방안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할 계획에 있다(장기 집권 하에서나 가능할 양의 계획들이다). 하지만 경제/사회/환경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이 된 만큼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과 더불어 앞으로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역할을 기대한다는 김명선 행정부지사 겸 공동위원장의 말은 말 그대로 기대에 불과하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자타 공인 대한민국 최고 공안검사 출신의 국회의원이었으며 자칭 카우보이를 닉네임으로 갖고 있다. 카우보이는 미국 서부의 목장에서 소를 돌보는 남자로서 목동이라고도 불린다. 강원도의 경우 어떠한가? 고성/속초/양구/양양/진부/평창/횡성 등 기실 목동이 필요한 곳 천지다. 하지만 강원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강원도 산하가 파괴되기 일보 직전이다. 그러하기에 우선되어야 할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에서의 역할 찾기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의 필요 유무 점검이다.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작금이다(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녹색 들판을 달리는 강원도지사의 모습을 상상해보시라!)

 

 

 

<참고문헌>

Sharpley, R(2020). ‘Tourism, Sustainable Development and the Theoretical Divide: 20 Years On’, Journal of Sustainable Tourism, 28(11): 19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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