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칼럼] (13)이재명, 막장 공천 뒤에서 왜 웃고 있나?
[조우석 칼럼] (13)이재명, 막장 공천 뒤에서 왜 웃고 있나?
  • 조우석 칼럼니스트
    조우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3.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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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당화는 다음 대선 위한 큰 포석

-끝내 대통령이 되어 방탄 완성하는 게 목표

-‘정치적 악마’에 대한 유권자 판단 소중

민주당이 아우성이다. 당 대표 이재명이 장난치는 막장 공천, 방탄 공천 파동 탓이지 다른 무엇 때문일까? 이 통에 당은 사실상 분당 사태에 이르렀고, 비명계의 집단 탈당은 기정사실화됐다. 이미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받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모멸감을 느낀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이수진·박영순·설훈이 당을 떠났다.

설훈을 비롯한 비명계가 민주연합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합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자 우유부단한 이낙연도 4일 광주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예전의 민주당은 없어졌다. 탐욕과 만행이 난무한다. 당내 권력의 이런 횡포는 처음이다.” 그 말이 백번 맞는 소리다.

이 와중의 모든 책임이 이재명에게 있다는 건 상식이다. 좌빨 교수 출신인 공관위원장 임혁백은 바지 사장도 못 된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임을 내세우지만 그걸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테면 민주당 주요 정무직 당직자 42명 중 약 64%에 이르는 인원이 단수 혹은 전략 공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과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청래·박찬대·장경태·서영교·서은숙 최고위원 등이 그들이다.

반면 비(非)이재명계 현역 의원들 대다수는 험난한 경선을 치러야 한다. 이통에 주사파 정치인 임종석의 공천 배제도 흥미롭지만, 막장 공천의 하이라이트는 김혜경의 비서 출신인 권향엽을 호남에 낙하산 공천한 대목이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 홍영표이던가? 이재명이 자기 가죽은 손대지 않고, 남의 가죽만 벗기느라고 자기 손에 피칠갑하고 있다는 그 말이 맞다.

그와 별도로 이석기 같은 내란음모세력 통진당의 후예들이 창당한 진보당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돕는 주인공도 이재명이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위성정당에는 또 다른 갈래의 종북좌파 세력들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즉 이번 이재명 공천의 목적은 너무도 분명하다. 자기를 결사옹위해줄 특공대 조직을 위한 것이고, 그걸 위해 종북좌파까지 끌어안는다. 당연히 그런 그림에 대한민국은 없다.

150석 이상 과반 승리도 이재명의 목표가 아니며, 자기를 보호해줄 특공대 조직 120석에도 만족한다는 역설적인 관측은 그래서 나온다. 현 상황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떠나는 것도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그 결과 8년 전인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총선이 122석으로 막을 내렸던 것과 비슷한 일이 민주당에 벌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 바람에 두세 달 전에 비해 총선 판세가 뒤집힌 것도 사실이다. 지난 연말만 해도 죽을 쑤던 쪽은 국민의힘이었다. 반대로 민주당은 “수도권을 석권하면 200석도 가능하고, 윤석열 정부 탄핵도 할 수 있다”며 기세등등했었는데 오로지 이재명 덕분에 이렇게 상황이 뒤집혔다. 오늘 정말 알아볼 것은 정치적 악마에 다름 아닌 이재명이 총선에서 원하는 게 뭣인가 하는 점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 요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들은 “이재명의 목표는 총선 승리가 아니다”는 역설을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그의 목표는 오로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지금 민주당의 사당화(私黨化) 도 그걸 위한 수단이다. 이런 얘기다. 애초 이재명은 2017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마음먹었었고, 정치자금 조성을 위해 대장동-백현동-위례로 이어지는 비리를 저질렀다.

그때 쌓아둔 돈이 조 단위라는 게 미확인 추정 액수다. 문제는 당시 문재인에게 밀렸고, 그 5년 뒤인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에게 불과 20만여 표 차이로 깨지면서 또 한 번 사달이 났다. 문제는 당시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이 은닉해 두었던 경제비리가 이낙연 측에 의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저래 지금 이재명의 방탄은 더욱 절실해졌다.

결국 최종 방탄은 다시 대선에 도전해 대통령이 되는 것뿐이라고 이재명은 굳게 믿고 있다. 지금 막장 공천 뒤에서 그는 뜻밖에도 웃고 있다. 바로 그게 내가 아는 ‘정치적 악마’, 한국 정치사에서 있어 본 일이 없던 이재명의 숨겨진 모습이다. 지금 우린 물어봐야 한다. 그런 이재명을 용납할 수 있는가? 한 달 정도 남은 총선에서 새삼 던져야 할 질문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조우석 

현) 평론가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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