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장난할 때 최신예 전투기로 때렸어야
-적 해안포와 미그기 추락시켰으면 역사 바뀌었다
모처럼 아침 신문에 등장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반가웠다. 전직 대통령으로 책임있는 공적 활동이라서 보기에도 좋았다. 그는 3월 25일 천안함 폭침 14주기를 맞아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그날의 참배는 재임 중 6개월 간격으로 발생했던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의 희생자에 대한 추모다.
재임 중 약속을 지키는 국가 원로의 모습은 기억될만하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살아있는 동안 매해 천안함 용사들의 기일에는 반드시 국립현충원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이번 후속 행보는 관련 행사에 코빼기도 안 비추는 문재인이나, 천안함 망언을 한 뒤 총선에서 의원 뱃지를 달아보겠다고 움직이는 몰염치한 민주당 후보 무리와 사뭇 대조적이다.
좋다. 덕담은 여기까지다. 문제는 14년 전 관련 사건에 대한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대응이 군 통수권자로서 최선이었는가는 여전히 논란거리란 점이다. 그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RHK 펴냄)을 봐도 당시 혼란을 짐작할 수 있다.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지고 그게 생중계되던 순간 대통령의 초기 메시지로 TV에 “확전 자제” 보도가 나갔던 대목 말이다.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이렇다.
“어디서 저런 소리가 나온 거죠? (내가) 하지도 않은 얘기가 왜 뉴스에 나와요?...지금 우리 민간인이 포격당하는데 확전을 걱정할 상황이예요?”(347쪽) “답답했다. 전후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우리 군 본연의 자세가 느슨해진 것은 아닌지 걱정됐다. ...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도발에는 단호한 응징이 필요하다.” (348쪽)
당시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 대응과 발언은 현재 세상 통념과는 다르다. 그는 직후 김태영 국방장관을 “크게 나무랐다”는 말까지 밝히고 있지만, 그랬다고 논란이 다 가신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 그와는 조금 다른 입장을 전하려 한다. 지금 생각해도 천추의 한이 14년 전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우리군의 무기력한 대응이었다. 아래는 잘했지만 청와대와 군 수뇌부는 북한 도발에 지리멸렬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북의 연평도 포격이 이뤄지는 그 순간 우리 공군 최신예 전투기 F-15와 F-16이 무려 8대나 떠 있었다. 이들은 NLL을 넘어갈 필요도 없이 고성능 유도폭탄을 발사해 적진 깊숙한 곳을 때려 버렸어야 정상 대응이었다. 그 얘긴 언론인 조갑제가 훗날 쓴 책 <이스라엘식으로 살기>(조갑제닷컴 펴냄)에서 나온 바도 있다. 그게 백 번 맞다.
바로 그렇게 당시 적의 해안포대를 몽땅 쓸어버리고 인민군의 낡은 미그23을 격추시키라는 명령을 수행됐더라면,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을 것이다. 지금의 남북관계 역시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생각해보라. 불타는 적의 해안포 진지와 미그기 추락을 TV 화면으로 온 국민이 지켜봤더라면 무슨 일이 생겼을까?
엄청났을 것이다. 그것 자체로 싸구려 패배주의와 얼치기 평화 타령에 몽롱해진 5000만 대한민국 국민 눈빛이 확 바뀌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 군도 사생결단할 줄 아는 진짜 군대로 벌떡 일어서고 그날 승리의 기억을 뇌리 깊숙한 곳에 심을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북한이 지금처럼 날뛰지 않게 쐐기를 박아주는 효과 역시 무시 못했으리라.
그게 전부가 아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말로 그렇게 했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14년이 흐른 지금 북한이 사실상 핵무장을 완성단계에 이르는 최악의 사태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유감스럽게도 상황이 안 그랬었기 때문에 우린 문재인 5년 사실상의 대한민국 해체, 안보 포기라는 참담한 일을 경험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정신 차리지 못하니까 더 흉악한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 등장했다. 그가 함부로 선택적 모병제를 말하고, 사병들의 복무기간을 현행 18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하자는 황당한 제안도 한다. 미군이 쥐고 있는 전시작전권 환수 같은 반역적 주장도 그는 종종 반복한다.
그런 말은 그가 7년 전에 펴낸 단행본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메디치 펴냄)에 몽땅 담겨있다. 극좌파 인간답게 그는 “평화와 통일이 밥이다”고 외치는 것이다. 책에는 담겨있지 않지만, 거기에서 한 걸음 내딪으면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 평화협정 체결 등으로 치닫는다는 걸 우린 다 안다.
오늘 글의 마무리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은 6.25 이후 북한군이 대한민국 본토를 공격했던 전례 없는 사태였다. 그래서 우리의 대응과 교전수칙 문제를 정교하게 복기해보고, 사후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이 글은 그 일환이다. 이번에 추모행사에서 눈물을 보였던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를 비난하자는 데 뜻이 있는 게 아님은 물론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조우석
현) 평론가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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