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마치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통과 저지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식의 기사 제목을 달아, 기사 작성의 의도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조선일보와 그 계열사 주간조선은 22일 각각 <尹, 김건희 특검법에 “與의원들이 야당 편 서면 어쩔 수 없어”>, <尹 "'김건희 특검법' 與 의원들 입장 바뀌면 어쩔 도리 없어"> 의 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당대표와 나눈 발언의 일부를 소개했다.
문제는 기사의 제목에 나와있는 윤대통령의 언급은 아주 부분적인 것이고 그나마도 전체 맥락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김 여사 특검법을 저지해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는 윤대통령의 일부 발언을 일부러 부각시켜 제목에 달아놨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같은 기사에서 본문에는;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제가 여러 의원들을 설득해서 특검법 통과를 막았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감당하지 못하게 돼 걱정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들이 위헌적인 특검법을 우리당 의원들이 브레이크를 건 것은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 우리 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의원들과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결과가 온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느냐”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을 믿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신 것”이라고 했다." 라고 버젓이 적고 있다.
주간조선 역시
대통령실 측은 22일 기자들에게 전날 있었던 한 대표와의 면담 내용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법 공세와 관련해선 "무모하고 위헌적 특검법을 우리 당 의원들이 막아준 것은 참으로 고맙고 다행스럽다"며 "지금까지 잘 막아왔는데 만약 당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발언의 의도를 알고 있던 조선일보와 주간조선 기자는 왜 제목을 저렇게 달았을까?
복수의 언론 전문가들은 "조선일보가 내심 김 여사의 특검법이 국회 통과하기를 바라는 것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KBS와 MBC출신 25년차 복수의 기자들은 "조선일보와 주간조선의 위 제목만 보면 독자들은 '윤대통령이 김여사 특검법이 국회 통과 되어도 어쩔수 없으니 국회의원들도 굳이 필사적으로 특검을 막을 필요가 없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일보가 노리는 것은 바로 그점이라는 것이다.
조선일보 편집국의 실제 목적은 뭔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특정 워딩 "(김여사 특검법 관련)여당 의원들 생각이 바뀌면 어쩔 도리가 없다" 라는 문장을 계열사 공통으로 제목에 꽂아 넣은 것을 보면 조선일보 계열 언론사들의 공통된 의도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베테랑 기자는 "기사가 제목 따로 본문 따로 내용이 상이한 경우, 대체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제목을 달게 된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소위 말해서 윤 대통령을 멕이는 기사로서, 김 여사 특검 반대하는 측의 힘을 빼려는 '의도적인 제목뽑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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