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번 주 66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여야는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도 민생과 미래산업 분야 예산만은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방향에 큰 틀에서 공감한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예산에는 각각 '대폭 칼질'과 '증액 차단'을 벼르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건전 재정'을 강조하면서도 민생과 미래 먹거리를 위해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생태계 지원, 지역 균형 발전 예산 등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세수 부족은 세계적 경기 문제 등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고, 그에 맞춰 정부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민생은 충분히 챙기고 미래 먹거리 지원에도 부족함이 없는 '가성비 높은 예산'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민주당이 요구할 '이재명표 예산' 증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재정 건전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납세자들 주머니를 털어 생색을 내면서 자신들의 선거와 미래만 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전날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지역화폐 10조원 추가 발행 주장에 대해 "실제 경기 부양 효과도 찾아보기 어려운, 전형적인 이재명표 포퓰리즘 사기"라고 비판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윤석열·김건희표' 예산을 찾아내 과감하게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예산의 경우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거나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음 건강 지원사업 예산 7천900억원은 김 여사가 과도하게 개입된 예산이라고 보고 삭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지역을 돌며 개최한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한 사업의 예산도 '선심성'으로 보고 삭감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또 정부가 전액 삭감한 지역화폐 발행 사업 예산은 원상복구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고교 무상교육 예산, '재생에너지 고속도로' 기반 확충 예산은 늘리는 대신 검찰 등 권력기관 특수활동비는 대폭 삭감할 태세다.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간 쟁점이 이처럼 첨예한 데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와 이 대표의 1심 선고 등 다음 달 예정된 정치적 이벤트들과 맞물리면서 국회의 예산안 처리는 이번에도 법정 기한(12월 2일)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단 오는 3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7∼8일 종합정책질의, 11∼14일 부처별 심사, 18∼25일 예산소위 증·감액 심사를 거쳐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하는 게 목표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회는 2년 연속 예산안을 지각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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