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직접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하게 될 전망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예정인가"라고 묻자 "현재로서는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시정연설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내용,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이 극심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하기보다 한덕수 총리가 대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열렸던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당시 대통령실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며 개원식 불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국무총리실은 윤 대통령이 이번 시정연설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한 총리의 연설문 대독을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해왔다.
시정연설은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하는 연설을 말하며,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취임 첫해만 대통령이 직접하고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현직 대통령이 매년 직접 시정연설에 나서면서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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