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최근 증시 부진 결정적 이유 아냐…외국인 수급과는 무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자 증권업계와 개인투자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번 결정으로 국내 증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고 부진했던 지수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세제 개선과 별개로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산업, 기업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는 주식과 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5천만원이 넘으면 초과 액수에 대해 22∼27.5%의 세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다.
금투세 도입을 골자로 한 개정 소득세법은 2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은 투자자 부담과 시장 선진화 저해를 이유로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온 반면 야당 내에선 부자 감세는 안 된다면서 원칙대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금투세가 도입을 불과 2개월 앞두고도 도입과 폐지, 유예와 보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혼선도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의 방침에 제1야당이 동의하면서 금투세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의 과세 대상인 개인 투자자는 이번 결정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이번 소식 직후 온라인 증권 게시판에서는 "늦었지만 잘한 결정", "애초부터 말도 안 되는 법안이었다", "1천400만 개미의 승리"라는 등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제는 불법 공매도 근절과 과세 체계의 선진화 등에 나서야 할 때라는 제언도 나왔다.
전문가들도 이번 결정이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증시로의 자급 유입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그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금투세 때문에 '투자이민'을 간다고 할 정도로 해외 증시로 자금이 유출됐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런 분위기가 진정되고 국내 증시에 중장기적 투자 유인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이 금투세 폐지의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이 유독 부진했었는데 금투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발표로 자본시장의 중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침체된 자본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금투세보다도 국내 기업과 금융시장의 본질적 체력 강화가 증시 상승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투세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증시 수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국인과는 무관한 이슈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은 금투세 이슈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반도체 업황 악화, 글로벌 경기 및 무역분쟁 우려의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증시 상승세도 금투세 이슈가 그리 커 보이진 않는다"며 "지난 주말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 예상에 따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기조가 한풀 꺾인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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