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정연석 칼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3.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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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너무 강조하면 국민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정치가 원칙적으로 국민을 위한 행위여야 하는데, 정치 행위에 치중하다 보면 본래의 목적 대상인 국민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공식 선거 시작일을 목전에 두고 여야 모두 일촉즉발의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도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다. 의료 대란의 위기가 어디까지 커질지 불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극적으로 타결되기를 바라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은 본인의 당선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고, 그것 외에 다른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국민이 그들의 우선순위에 있는지도 의문이다. 의사는 집단 사직을 예고했고 정부는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중재로 약간 유화적인 정부 입장이 나왔지만 의료 현장에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의정(醫政)충돌의 극단에 양보는 없고, 외나무 다리 위의 염소 두 마리를 보는 것 같다.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주장하다가 개울에 빠지고 만 염소 이야기를 통해, 이솝우화에서 독자인 우리는 염소를 어떻게 기억하는가? "아이고, 이럴 줄 알았으면 양보할걸…." 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염소를 보고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의료 대란의 “어리석음”이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 관료와 의사들은 어찌어찌 자신들이 살 방법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국민이 입게 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다.

-보고 싶지 않은 미래를 예언한다.

의정충돌의 강대강 대치를 풀지 못하면 의료 현장에서 원치 않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국민의 원성은 들끓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총선 승리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국회는 여야 가리지 않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총구를 타인에게 겨눌 것이다. 스스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본질에 벗어난 책임론을 남발할 것이다.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의사는 정부 탓을 하고 정부는 의사 탓을 하게 되면, 사태가 그 지경이 되도록 만든 책임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냥 넘길 수는 없고 대통령이 책임질 수도 없다. 조규홍 장관은 의료 대란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자리를 걸고 모험을 단행해야 한다. 의사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진지하게 소통해야 한다. 파국에 이르기 전에 대화와 소통으로 끝장을 봐야 한다. 의사들에게 분명한 이유와 논리를 제공해서 설득을 시켜라. 설득이 안 되면 설득을 당해서라도 결론을 만들어야 한다. 합의된 결론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건의해라. 어떡하던지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떠나는 의료 대란은 막아야 한다. 그냥 맥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보다는, 위기의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장관으로 조규홍이 기억되도록 해야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의료 대란의 파국을 막고 해결한 유능한 장관으로 남을 수도 있다.

칼럼니스트 소개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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