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에도... 외국인 '떠난다'
금융지주 사상 최대 실적에도... 외국인 '떠난다'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5.02.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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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뒤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이 표면상 '깜짝 실적'에 환호하기보다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적극적 주주환원 의지와 실현 가능성을 우선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이달 5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3천72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가도 외국인 지분 축소 영향으로 4일 9만1천300원에서 13일 7만9천40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18일 종가는 8만2천100원에 그쳤다.

연간 순이익 5조원을 처음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흐름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실적보다 향후 밸류업 잠재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앞서 보통주자본비율(CET1) 13~13.5%를 넘는 잉여 자본을 주주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해 말 비율이 13.51%로 1년 전보다 0.08%포인트(p) 하락해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3분기 말 13.85%까지 상승했던 CET1 비율이 4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급락한 탓이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 기대에 비해 KB금융의 CET1 비율 수준과 자사주 규모가 다소 아쉬웠다"며 "CET1 상향 관리 노력의 절실함이 다른 회사보다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주 가운데 '최선호주'로 꼽히는 KB금융[105560]의 사정이 나빠지자 경쟁사들의 투자 심리도 덩달아 악화한 분위기다.

마침 미국 신정부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로 조선주와 방산주 쪽으로 '머니 무브'가 일어난 점도 금융주 소외의 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6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1천8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가도 5만700원에서 4만8천450원으로 내렸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실적 발표 당일인 4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순매도가 20억원에 달했다. 다만, 주가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5만9천300원에서 6만1천200원으로 올랐다.

신한금융 CET1은 지난해 3분기 말 13.17%에서 4분기 말 13.03%로, 하나금융 CET1은 13.17%에서 13.13%로 나란히 하락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적 발표(7일) 이후 전날까지 유일하게 240억원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가는 1만5천670원에서 1만7천240원으로 상승했다.

우리금융 CET1 비율은 지난해 말 12.08%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크게 낮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11.95%보다 개선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자본비율을 발표했다"며 "다른 회사보다 낮은 자본비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실적보다 자산 건전성 관리와 밸류업 계획을 우선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금융회사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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