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홍준표 시장의 생각을 생각해 본다.
[정연석 칼럼] 홍준표 시장의 생각을 생각해 본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4.15 01: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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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나고 범야권의 압승이 확인된 후, 여권에서는 패배의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을 포함한 사퇴 발표에 따라 후임 인선도 관심거리이다. 승리에 도취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물론이거니와, 개혁신당까지 스피커 볼륨을 한껏 높였다. 각 당을 승리로 이끈 이재명 대표, 조국 대표, 이준석 대표는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적으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에 회초리를 든 민심이, 그들의 사법적 죄의 유무까지 판단한 것은 아니다. 민심의 바다는 언제 바뀔지 모른다.

 

국민의힘 당선자 중에서 일부는 야당에서 주장하는 특검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안철수 의원은 국가안보실 등을 제외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히자, 자진사퇴 대상에 비서실장, 안보실장, 정책실장 3실장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앞두고 훈수를 두는 듯한 모양새가 좋게 보이지 않는다.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대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했는데, 국가 경영을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야당에서 채상병 특검법 표결 처리를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찬성하며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대오를 흐트러뜨릴 수 있는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다. 김재섭 당선인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개인 의견을 밝혔다. 시원하게 할 말을 하는 국회의원 이미지를 만들려는 의도인지는 모르지만 가볍다는 느낌이다.

 

-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가 있어서 선거를 도울 수가 없다.

 

평소에 어디로 튈지 몰라서 럭비공의 이미지를 가진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번에는 한동훈을 때리고 나섰다. 초짜 당 대표가 대권 놀이를 하면서 셀카만 찍다가 선거를 참패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비상한 시기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불려와서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한동훈이 들으면 억울할 것이다. 유세 마지막 날에 쓰러지기까지 최선을 다했던 한동훈, 그는 스스로 국회의원 자리도 욕심내지 않고 순수하게 국민의힘 총선 승리만을 바라며 100여 일을 희생했다. 그런 한동훈을 홍준표 시장이 무지막지하게 공격하는 이유가 대권 라이벌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렇게만 몰아가기에는 뒷맛이 남는다.

 

"3류 유튜버들이야 고려의 가치가 없지만 그걸 두고 대선 경쟁자 운운하는 언론이 있는데 어처구니없는 망발"이라며 "생각 좀 하고 살자"고 비판한 홍준표 시장의 말이 계속 맴돈다. 우선 홍준표 시장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한동훈에겐 관심이 없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대한민국의 안정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윤 대통령을 방어하기 위해서 한동훈에게 과한 질타를 퍼붓는 것이 아닐까? 한 마디로,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범여권 전체가 수렁에 빠지지 않게, 단 한 번도 당을 떠나지 않은 홍준표 시장의 애당심과 애국심이 거칠게 표현된 것일 수 있다.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국민의힘 당원들과 범보수 여권 지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킬 때, 많이 기대하고 지지한 것이 아니었다. 정권교체를 시킬 적임자라서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뽑았고, 선출된 윤석열 후보를 밀어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라고 미리 알았다. 지금은 그 노출된 부족함을 각자 위치에서 메꾸고 돕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른 것처럼, 권력 앞에서 쉽게 태도를 바꾸는 가벼움으로는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지 못한다.

 

득이 되면 가깝게 다가가고 손해가 될라치면 멀리해 버리는 정치인은 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총선이 끝났고, 이제부터는 대통령으로부터 공천을 받을 일이 없으니, 마음대로 들이받고 자기 목소리를 높이려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새삼스럽지 않다. 세부 항목에서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도 많긴 하지만, 홍준표 시장의 거친 질타를 그냥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미우나 고우나, 30여 년을 몸담았던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홍 시장의 진정성만은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연석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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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4-15 03:16:50 (14.52.***.***)
진짜로 늙으면 자기들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것만 듣는가본데 현실 파악을 전혀 못함. 이게 어디 지지자들 늙은이들 뿐이겠냐? 꼴에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들도 전혀 현실 파악을 못하던데, 니들은 이제 선거 구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냐? 더 이상 옛날 방식 죽어라 하는거 안 통한다니깐?
ㅇㅇ 2024-04-15 03:13:54 (14.52.***.***)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개소리 하면서 당정일체 지껄일거면 영원히 그따위로 계속 선거만 했다하면 지고지고지고지고 또 지기만 해라, 어차피 이 당은 7080 늙은이들 말고 콘크리트도 없는데, 이준석 내쫓고 젊은층 지지자 발굴한 효과도 사라졌으니 이제 길어야 10년이면 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끝날거다.

그때되도 당정일체 했으니깐 하고 정신승리하고 말든가.

그 잘난 보수당 이제 윤석열과 함께 자살하는 꼴이 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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