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악화에 은행권 ‘깡통대출’ 증가
부동산 경기 악화에 은행권 ‘깡통대출’ 증가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4.04.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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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무수익여신 최대 증가업체 분석…한은 "재무 위험 확대 가능성"

시중은행에서 대출해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급증하고 있다. 건설·부동산업 불황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말 무수익여신은 총 3조5천20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말 2조7천900억원보다 26.2%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연체여신과 이자 미계상 여신을 합한 수치로, 통상 '깡통 대출'로 불린다.

이 중 이자 미계상 여신은 부도업체 등에 대한 여신, 채무 상환 능력 악화 여신, 채권 재조정 여신 등을 포함한다.

회사별로 보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무수익여신이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5천221억원에서 7천498억원으로 43.6%, 하나은행은 6천521억원에서 8천678억원으로 33.1% 각각 증가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4천701억원에서 5천289억원으로 12.5%, NH농협은행은 5천130억원에서 7천682억원으로 49.7% 각각 늘었다.

신한은행만 6천327억원에서 6천60억원으로 4.2% 줄었다.

각 은행이 공개한 '거액 무수익여신 증가업체 현황'을 보면, 건설·부동산업 업체들의 부도나 채무 불이행이 전체 무수익여신 증가를 이끈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회사명을 비공개로 했지만, 5대 은행에서 무수익여신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차주는 예외 없이 건설·부동산업 회사로 분류됐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에서는 부동산업을 하는 A 업체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1년 새 645억원 증가했다. 채무 상환 능력 악화에 따른 이자 미계상 여신 발생 때문이었다.

신한은행에서도 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해오던 B 업체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347억원 늘었으며, 이는 부도업체의 채무 불이행 때문으로 보고됐다.

하나은행에서는 기타 토목 시설물 건설업을 영위하는 C 업체의 무수익여신이 604억원 발생했다. 유동성 악화로 채무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였다.

우리은행에선 아파트 건설업체인 D사에 대한 무수익여신이 720억원으로 새로 잡혔다. 기업신용평가에서 D등급을 받고 채권 재조정을 한 결과였다.

농협은행 역시 무수익여신이 42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 회사가 워크아웃으로 채권 재조정이 이뤄진 건설업체였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확대되고 재고가 감소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건설업 등 내수 경기는 둔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분양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지속, 공사비 상승 등의 비용 부담 증대로 건설업 및 부동산업의 재무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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